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BEST 5 에 힐러리 클리턴과 이름을 나란히 올린 안나
윈투어. 지난 파리 컬렉션 클로에 쇼에서 딸과 함께 앉아 있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엘르걸에 오고나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패션 에디터의 삶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정말 생각보다 높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영 제너레이션이 엘르걸의 독자이니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독자 엽서에는 '어떻게 하면 패션 에디터가 되나요?' '어떻게 하면 패션 어시스턴트가 될 수 있나요?' 라는 문의가 매달 여전히 폭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기자들의 싸이에 어시스턴트가 되겠다며 찾아오는 이들도 많이 생겼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영향이 큰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영화에는 사람들에게 패션에디터에 대한 환상을 품게 만드는 마법이 존재하니까요. 다른 인더스트리에 있는 저와 아주 가까운 친구들이나 후배들도 그 영화를 보고 나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사실 저의 생활은 그 영화와는 다른 점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죠. 심지어 저와 함께 살고 있는 남편조차도 저의 삶이 그 영화와 닮아있다고 느꼈으니 정말 영화가 직업에 마법을 걸어준 셈이죠. 하지만 어떤 직업이나 마찬가지로 언뜻 보이는 화려함 뒤에는 눈물과 슬픔과 외로움과 치열함이 숨어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직업보다 패션 에디터는 그 간극이 심하죠. 그런데 최근 화려함을 쫓는 나비들같은 사람들이 많아져 걱정입니다. 특히 어린 친구들은 겉으로만 보이는 그 화려함에 현혹되어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들을 놓치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합니다. 저도 초년병 에디터였을 때는 사실 그 누구보다 빠른 트렌드와 정신 없는 삶, 그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며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거든요. 하지만 패션계의 화려함 뒤에는 뼈아픈 트레이닝 과정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볼줄 아는 명민함두요. 부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현혹되는 이들대신 진짜 중요한 열정, 조용히 자기 자신을 다듬고 배워가는 과정을 묵묵히 견뎌내는 이들, 눈을 크게 열고 작은 것까지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국판 보그의 안나 윈투어에게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노력과 슬픔과 눈물이 존재할 것입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엔 저렇게 완벽한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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